정의
자가 면역 질환은 체액성 면역, 세포성 면역 또는 양쪽 모두에 의해 세포나 조직에 손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이처럼 면역계의 자가 항원(autoantigen)에 대한 부적절한 반응을 자가 면역이라고 한다. 자가 면역 질환은 자가 면역 반응이 표적으로 삼는 수많은 분자, 세포 및 조직들과 관련이 있으며, 표적 항원의 분포에 따라 전신성이거나 특정 장기에 특이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면, 전신홍반성낭창(systemic lupus erythematosus; SLE),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RA), 그리고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은 전신성 자가 면역질환이다.
전신성 자가 면역질환(출처: 한국통합생물학회)
자가 면역 질환 종류
장기 특이적 자가 면역 질환자가 면역성 빈혈
악성 빈혈(pernicious anemia; PA)은 소화기 점막 세포의 막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내인성 인자(intrinsic factor)에 대한 자가 항체(autoantibody)가 만들어져서 비타민B12의 체내 흡수가 일어나지 않아서 발생하며, 자가면역 용혈성 빈혈은 적혈구 항원에 대한 자가 항체가 생겨 보체를 매개한 용해나 항체 매개 식작용을 촉진하여 적혈구가 파괴되어 생긴다.
인슐린 의존성 당뇨(insulin-dependent diabetes mellitus; IDDM)
인슐린 의존성 당뇨의 알려진 원인 중 하나는 췌장에 대한 자가 면역 질환이다. 주로 췌장에서 랑게르한스 섬(Langerhans islets) 조직에 모여 있는 인슐린을 생산하는 β 세포가 공격의 대상이 된다.
그레이브스 병(grave’s disease)
갑상샘 자극호르몬(thyroid-stimulating hormone; TSH) 수용체에 대한 자가 항체가 생겨 TSH와 유사하게 자극신호를 주어 갑상샘 호르몬 생산을 촉진한다. 그러나 TSH와 다르게 항체의 양은 조절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갑상샘 자극 호르몬 수용체는 과도하게 자극받게 되어 지속적인 갑상샘 호르몬의 분비를 야기한다.
전신성 자가 면역전신홍반성낭창(systemic lupus erythematosus; SLE)
SLE에서는 특징적으로 열, 무력감, 관절염, 피부발진, 늑막염, 신장부전 등이 나타난다. SLE의 진단은 전형적으로 DNA, 핵단백질, 히스톤(histone) 단백질, RNA 등에 대한 항체를 조사하여 이루어진다. 환자들에서 DNA, 히스톤 단백질, 적혈구, 혈소판, 백혈구, 혈액응고인자 등 광범위한 조직 항원에 대한 항체가 생성된다.
전신홍반성낭창 증상(출처: GettyimagesKorea)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RA)
주요 증상은 관절의 만성염증으로 때로는 혈액계, 심혈관계 그리고 호흡계에도 영향을 준다. 전형적인 류마티스 인자(rheumatoid factor)는 IgM 항체이며, IgG의 Fc 부위에 반응하는 자가 항체이다. 순환하는 IgG와 결합하여 IgM-IgG 복합체를 만들고, 이것이 관절에 침착하여 보체계를 활성화시켜 만성염증을 유발한다.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
증상은 말단의 가벼운 마비에서부터 전신마비 또는 실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신경섬유를 둘러싼 미엘린초(myelin sheath)를 따라 염증을 유발하는 자기반응 T 세포를 가지고 있다.
자가 면역 유도기전
특정 조직에 격리되어 있던 항원의 방출
T 세포의 성숙이 일어나는 흉선(thymus) 이외의 조직에서만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자가 항원들은 T 세포의 자기관용을 유도하지 못한다. 또 조직의 손상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격리된 항원이 면역계에 노출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안구손상에 의해 수정체 단백질 또는 심근경색에 의한 심장근육 항원 등이 노출되어 자가 항체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분자수준의 유사성
분자수준의 유사성은 자가 면역을 유발하는 하나의 기전이 될 수 있으며, 구조적 유사성이 높은 다른 항원이 존재할 경우 항체가 교차반응이 유도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많은 바이러스나 세균들은 정상 숙주세포 구성 성분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항원 결정부(epitope)를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미생물 항원에 대한 항체가 숙주세포 구성 성분과 교차 반응이 일어나 조직 손상을 유발하는 자가 면역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부적절한 MHC class II 분자의 발현
인슐린 의존성 당뇨 환자의 췌장 β 세포는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MHC)의 발현 정도가 높으나 정상적인 β 세포는 낮은 수준의 MHC class I 발현만 보이고 MHC class II 분자는 발현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MHC class II 분자의 부적절한 발현이 β 세포에서 유래한 펩타이드(peptide)를 보조 T 세포(helper T cell)에 제시하여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자가 면역 질환의 치료
자가 면역 질환의 치료법은 다른 면역계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자가 면역 반응을 줄이는 것이지만, 아직까지 이러한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으며, 현재 쓰이는 대부분의 치료법은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자가 면역 치료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면역억제제들은 주로 림프구의 증식을 늦추기 위해 투여된다. 면역억제제에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 아자티오프린(azathioprine), 시클로포스파미드(cyclophosphamide) 등이 있으며, 이런 약제들은 면역 반응을 억제함으로써 자가 면역 증상을 완화시키지만 또 다른 감염이나 암의 발생에 대한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좀 더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방법은 특정한 면역 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사이클로스포린 A(cyclosporin A) 또는 타크로리무스(tacrolimus: FK-506)와 같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약제들은 T 세포 수용체의 신호전달을 저해하기 때문에 항원에 의해 활성화된 T 세포만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정상적인 신호전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면역계의 전반적이고 비특이적인 억제를 가져오게 된다. 자가 면역 질환의 발생 기전에 대하여 더 자세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염증반응의 제어, 활성화된 T 세포의 제어, 그리고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치료법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참고 문헌
- Richard A. Harvey et al., 2014. Lippincott’s Illustrated Reviews; Immunology (2nd ed.), Lippincott Williams & Wilkins/Wolters Kluwer Health, Inc.
- Ivan M. Roitt et al., 2012. Roitt’s Essential Immunology (12th ed.), Wiley-Blackwell.
- Thomas J. Kindt et al., 2007. Kuby Immunlgy (6th ed.), W. H. Freeman and Company.
- Kenneth Murphy et al., 2016. Janeway’s Immunobiology (9th ed.), Garland Science.
- 미생물•면역분과학회 편저. 2011. 최신면역학. 라이프사이언스.
[네이버 지식백과] 자가 면역 질환 [autoimmune disease] (동물학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