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S-1M 부라티노 화염방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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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병따개🐮 2022. 3. 3.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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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즈니의 악마로 불린 러시아의 블록버스터 다연장로켓

열압력 로켓탄을 사용하는 TOS-1M 부라티노 다연장로켓 <출처 : pikabu.ru>

TOS-1M 부라티노 다연장로켓 열병식과 화력시범 영상<출처:유용원의 군사세계>

개발의 배경

다연장로켓(Multiple Rocket Launcher)은 넓은 지역의 경장갑차량, 병력, 지휘소 등을 제압하는데 적격이다. 하지만, 고폭탄(HE)을 사용하는 로켓만으로는 시가지에서 건물이나 건물 잔해를 이용해 숨은 적까지 제압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건물이나 건물 잔해는 아군에게는 장애물이지만, 적에게는 좋은 엄폐물이기 때문에 시가전 상황에서 많은 어려움을 가져온다.

다양한 다연장로켓을 사용해왔던 구 소련 육군은 1970년 후반에 건물까지 무너뜨릴 수 있는 새로운 무기를 요구했다. 이런 요구를 소련 국방부가 수용했고, 소련 국방부 기갑차량 관리부서(GABTU)가 오비엑트(Объект, 영어 Object) 634라는 사업 번호를 부여하면서 개발이 시작되었다.

TOS-1M의 차체로 사용된 T-72A 전차 <출처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개발은 러시아 옴스크(Omsk)에 위치한 KBTM으로도 알려진 옴스크트랜스마쉬(Omsktransmash, Omsk transport machine factory, 현재 우랄바곤자드 Uralvagonzavod)가 담당했지만, 무기 운용에 필요한 조준 장비 등은 젤레노그라드(Zelenograd)에 위치한 물리 기술 과학연구소가 담당했다.

1979년, KBTM은 구 소련 육군의 주력 전차였던 T-72A 전차 차체에 220mm 열압력탄(thermobaric weapon) 발사관 30개를 통합한 시제 차량을 내놓았고, TOS-1M이라 이름 붙였다. TOS는 러시아어로 TOC(тяжёлая огнемётная система, 영어 heavy flamethrower system)로 표기되며, 우리 말로는 중화염방사시스템이다.

TOS-1의 열압력탄 폭발 모습 <출처 : pikabu.ru>

열압력탄이란 가연성 물질을 산포해 순식간에 폭발시켜 충격파로 목표를 파괴하는 연료기화폭탄(FAE, Fuel Air Explosive)을 개량한 무기로, 연료 충전물이 고체 형태다. 폭발 방식도 기화폭탄은 연료를 기화시켜 확산시킨 뒤 기폭 시키는 방식이지만, 열압력탄은 일반 고폭탄처럼 기폭된다. 폭발력 외에 강력한 충격파를 일으키기 때문에 경장갑차량에도 효과적이지만 건물, 벙커, 동굴 등을 파괴하는데 더 효과적이다.

TOS-1M의 개발은 이미 운용 중인 전차 차체에 이미 개발된 열압력탄을 로켓탄으로 만들어 붙이는 수준으로 상당히 빨리 진행되었다. 구 소련은 1960년대에 열압력탄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에 로켓탄에 적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TOS-1M에 사용된 열압력탄은 짧은 사정거리를 가진 무유도 로켓으로 온전히 지역제압무기로 개발되었다.

2001년부터 도입된 개량형 TOS-1A 솔른체표크 <출처 : (cc) Vitaliy Ragulin at wikimedia.org>

하지만, 단순히 차량만 전차의 차체를 사용한 것이 아니다. BM-1으로 불리는 발사 차량은 다른 다연장로켓과 달리 근거리 사격에 필요한 화력통제 시스템과 조준 장비 등을 장착했고, 연막탄 발사기도 달고 있다.

TOS-1M은 1980년 국가시험을 통과했고, 구 소련 육군에 1987년부터 배치되기 시작했다. TOS-1M은 부라티노(Буратино, 영어 Buratino)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부라티노는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가 피노키오 동화에서 영감을 얻어 써낸 단편소설 속 목각인형의 이름이다. 구 소련 육군은 부라티노의 긴 코를 빗대어 TOS-1에 이런 별명을 붙였다.

조종수 오른쪽 뒤에 위치한 전차장. 차체는 TOS-1A <출처 : vk.com>

TOS-1M의 첫 전투 투입은 1988년에서 1989년까지 아프가니스탄이었다. TOS-1M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70km 떨어져 있으며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내내 공략하지 못했던 판지시르 계곡(Panjshir Valley)의 무자헤딘을 상대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TOS-1M의 개발은 오랫동안 비밀로 유지되었고, 1999년에야 옴스크에서 군사 퍼레이드를 통해 처음으로 대중에게 알려졌다.

TOS-1M이 유명세를 치른 것은 1999년 8월부터 2000년 4월까지 벌어진 제2차 체첸전쟁에서다. 러시아군은 제1차 체첸전쟁 당시 수도 그로즈니에서 T-80 등 전차 여러 대를 한꺼번에 잃은 경험이 있다. 당시의 실패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해 건물에 엄폐한 체첸 반군에게 TOS-1M의 열압력로켓탄을 발사하여 그 지역 일대를 말 그대로 지워버렸다. 이때 일로 인해 ‘그로즈니의 악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TOS-1M은 2001년에 TOS-1A로 개량되었고 현재도 러시아 육군의 중요한 전력으로 운용되고 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방송의 TOS-1A 다큐멘터리

특징

구 소련은 열압력탄을 이용하여 RPO-1과 같은 휴대용 무기도 만들었다. <출처 : (cc) нижче at wikimedia.org>

TOS-1M 부라티노는 T-72A 전차 차체에 열압력탄 로켓 발사대를 통합한 다연장로켓이다. 전차 차체를 사용한 것은 전투 현장에서 화력 지원 요청을 받을 경우 가까운 거리에서 운용되는 장비이기 때문에 적의 공격에 노출될 수 있어 방어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켓 발사대는 얇은 강철제 박스로 전차 차체 수준의 방어력은 기대할 수 없다.

TOS-1A 차체 후방에 있는 유압식 안정판 <출처 : vitalykuzmin.net>

TOS-1M은 T-72A 전차 차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조종수가 차체 전면 중앙에 위치하는 것은 유지되었다. 2001년부터 개량형 TOS-1A 솔른체표크(Солнцепёк, 영어 Solntsepyok)가 도입되었다. TOS-1A는 초기에는 T-72A 차체를 사용했지만, 이라크가 도입한 물량은 T-90 전차 차체로 교체되었다. 그러나, 차체만 바뀌었을 뿐 나머지 특성은 그대로 유지된다.

TZM-T의 탄약 적재대와 로켓탄 <출처 : militaryedge.org>

T-72 전차의 포탑에 있었던 전차장과 포수는 전차 포탄 운용에 사용되었던 포탄 적재 공간이 없어지면서 차체 안으로 들어왔다. 차체 정면에서 왼쪽이 전차장, 오른쪽이 포수가 위치한다. 전차장과 포수의 탑승과 하차는 회전식 발사대 아래 위치한 각자의 해치를 통해 이루어진다.

TOS-1A 전차장과 포수석 구성품들 <출처 : armyrecognition.com>

전차장과 포수 모두 각자의 조준 및 관측 장비를 가지고 있다. 이 외에 화력통제장비, 탄도 컴퓨터, 조준경, 그리고 레이저 거리계를 갖추고 있으며, 전차장 해치 앞에는 적외선 탐조등이 있다. TOS-1A는 TKN-3A 전차장용 조준 장비, GPK-59 항법장비, R-163-50U 무전기, R-174 인터컴, PB2.329.04 롤링 및 피치 측정기가 장착되었다. 차체 밖에는 902G 연막탄 발사기 4개가 달렸다.

TOS-1A의 BM-1 발사차량 내 구성품 설명 <출처 : pikabu.ru>

동축기관총 같은 전차에는 있었던 방어용 무장이 없기 때문에 차내에 AK-74 소총 1정, RPK-74 경기관총 1정, RPG-26 로켓발사기 3문, 그리고 F-1 수류탄 10발을 배치하고 있다.

TOS-1A 각부 구성도 <출처 : pikabu.ru>

T-72 전차 차체를 사용하여 화생방(NBC) 방어 능력은 유지되었다. TOS-1 차체 앞에는 작은 도저 날을 달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엄폐를 위한 개별호 구축도 가능하다. 도저 날은 유압식으로 움직이며 조종수가 운용한다. 전차에는 없는 부분도 있는데, 차체 후방에 발사 시 차체 고정을 위해 두 개의 유압식 안정판이 있다.

TOS-1의 2발 연속 발사 모드 <출처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TOS-1M은 220mm 로켓 발사관이 30개가 달렸다. 이 발사관은 상하 각도 조절이 가능하며, 회전식으로 되어 있어 360도 운용이 가능하다. 발사관 숫자는 TOS-1A에서 24개로 줄었다. NURS(неуправляемый реактивный снаряд, 영어 unguided missile)로 불리는 열압력로켓탄은 구경 220mm이며, MO.1.01.04와 MO.1.01.04M의 두 가지가 있다.

TOS-1A의 열압력탄 로켓 적재도와 열압력탄 로켓 구조도 <출처 : armyrecognition.com>

TOS-1M에 사용된 MO.1.04.04는 길이 3.3m, 중량 173kg이며 사거리는 600~3,500m다. TOS-1A용으로 개발된 MO.1.01.04M은 길이 3.7m, 중량 217kg이며 사거리는 6,700m다. 로켓탄은 1발 또는 2발 씩 발사가 가능하며, TOS-1A의 경우 일제 사격 시 전체 발사에 7초 정도가 걸린다.

TOS-1M에 재보급 중인 KrAZ-255B 재장전차량 <출처 : bilibili.com>

TOS-1A용으로 T-72 차체를 사용한 TZM-T 재장전차량 <출처 : militaryedge.org>

TOS-1 체계는 BM-1으로 불리는 발사차량 1대와 TZM-T로 불리는 재장전차량 2대로 구성된다. TOS-1M의 재장전차량은 KrAZ-255B 6X6 트럭이 사용되었다. 캐빈 바로 뒤에 크레인을 탑재하고 있어 탄 적재와 하역, TOS-1M에 대한 로켓탄 장전에 사용했다. TOS-1A에 들어 TZM-T는 발사차량에 근접해서 지원하기 위해 T-72A 차체를 사용한 것으로 바뀌었다. 12발짜리 로켓탄 케이스 2개를 탑재할 수 있으며, 각 로켓탄 케이스 사이에 크레인이 위치한다. 그러나, TZM-T의 로켓탄 적재나 하역, 그리고 TOS-1A에 대한 로켓탄 재장전은 모두 1발 씩 이루어진다.

TZM-T가 크레인을 사용하여 탄 보호 케이스를 드는 모습 <출처 :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러시아 방송의 TOS-1A 소개 프로그램

운용 현황

2016년 러시아군 행사에 참가한 TOS-1A <출처 : vitalykuzmin.net>

TOS-1은 소련 해체 후 러시아와 함께 연방에 속했던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도 보유했다. 러시아군은 TOS-1은 러시아군 포병이 아닌 화생방 방어부대에서 운용하고 있다. 이들 국가 외에 알제리, 아르메니아,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가 도입했다. 국가는 아니지만,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 러시아 반군인 노보로시아(Novorossiya)도 TOS-1A를 보유한 것이 2015년 9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 의해서 확인되었다.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된 TOS-1M <출처 : pikabu.ru>

TOS-1 계열은 몇 번의 전쟁에 참가했다. TOS-1M은 구 소련군에 의해 198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처음 사용되었고, 1999년 러시아군이 제2차 체첸전쟁에서 사용했다. 이라크도 2014년 10월 IS와의 전투에 TOS-1A를 사용했고, 2017년 6월 모술탈환전에 동원했다.